알고리즘과 구조조정의 칼날: ABN 암로의 디지털 도박
암스테르담 — ABN 암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구조조정 시대를 마감하고, 훨씬 더 날카롭고 디지털화된 시대로 발을 들여놓고 있습니다. 마르그리트 베라르 최고경영자(CEO)는 2028년까지 은행 인력의 약 4분의 1을 감축하고 은행의 일상 업무 방식을 전면 개편하는 대대적인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이 계획은 은행의 자본시장 설명회 직전에 발표되었으며, 결코 잠정적인 것이 아닙니다. 경영진은 2024년 기준 2만 2천 명의 내부 인력에서 5,200명의 정규직을 순감축할 계획입니다. 표면적으로는 가혹해 보이지만, 이사회 내부에서는 비상 감원이라기보다는 계산된 전략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2025년 초에 취임한 베라르 CEO는 투자자들이 아직 호의적일 때 강도 높은 변화를 추진할 흔치 않은 강세 시기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주가가 거의 80% 상승했으며, 이러한 상승세는 은행이 건강해 보일 때 고통스러운 처방을 시행할 수 있는 정치적 명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규모) 축소의 메커니즘
이 전략의 핵심은 인력 노동에서 디지털 노동으로의 대규모 전환입니다. ABN 암로는 2028년까지 최소 12%의 자기자본이익률(ROE)과 55% 미만의 비용수익비율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비용 구조를 재편하고 있습니다. 은행은 광범위한 매출 성장에 의존하기보다는 의도적으로 인력을 소프트웨어, 서버, 알고리즘으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인력 감축의 약 절반은 사람들이 퇴직하거나 이직하거나 단순히 충원되지 않는 자연 감소를 통해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이러한 부드러운 방식은 과거 구조조정의 아픈 기억을 가진 네덜란드 노동조합과 사원평의회의 저항을 완화하기 위해 고안되었습니다. 나머지 감축은 은행의 기술 로드맵에 따라 목표로 하는 구조조정이 될 것입니다. 구형 IT 플랫폼이 사라지고 자동화된 업무 흐름 및 AI 도구가 그 역할을 대신함에 따라, 해당 시스템에 연결된 직무 또한 사라질 것입니다.
동시에 ABN 암로는 내부자들이 '북서 유럽 요새(Fortress Northwest Europe)'라고 부르는 지역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직무는 사라지지만, 기관 자체는 본거지에서 후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본거지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은행은 NIBC 은행 인수를 통해 네덜란드 내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으며, 하우크 아우프호이저 람페(Hauck Aufhäuser Lampe) 인수를 통해 독일 자산 관리 시장으로 더욱 깊이 진출하고 있습니다.
비핵심 사업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새로운 프로필에 맞지 않는 자산은 수선하기보다는 매각되고 있습니다. 알파암(Alfam) 개인 대출 사업부를 라보뱅크(Rabobank)에 매각한 것이 명확한 사례입니다. 사실상 그룹은 더욱 강해지기 위해 몸집을 줄이고 있습니다. 저마진, 범용 대출에서 벗어나 고객 관계가 길고 전환 비용이 높은 고마진 프라이빗 뱅킹 및 안정적인 네덜란드 주택담보대출에 더욱 집중하고 있습니다.
내부 투자 논리
투자자 관점에서 볼 때, 쉬운 부분은 이미 진행되었습니다. 2025년 약 80%의 주가 급등은 ABN 암로가 장부가치의 0.4배에 불과한 좀비 은행이 아니라는 사실을 시장이 깨달으면서 일어난 전형적인 '재평가 거래'였습니다. 이러한 할인율은 줄어들었습니다. 다음 단계는 재평가가 아니라 실행에 모든 것이 달려 있는 '실행 거래'입니다.
1. 효율성의 계산
많은 분석가들은 5,200개 일자리 감축 계획을 대담하다고 평가하지만, 수치는 이것이 더 효율적인 북유럽 경쟁사들을 따라잡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임을 시사합니다. 급여, 연금 및 간접비를 포함하여 정규직 직원 한 명당 은행에 연간 약 10만 유로의 비용이 발생하므로, 이 정도 규모의 총 감축은 연간 약 5억 2천만 유로의 절감 효과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절감액이 모두 순이익으로 직결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경영진은 나머지 직원들이 더 전문화되면서 약 30%가 늘어나는 기술 투자와 전반적인 임금 인상으로 유출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러한 유출을 감안하더라도 은행은 약 3억 5천만 유로의 순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를 현재의 매출 기반에 적용하면, 이 하나의 큰 지렛대만으로도 비용수익비율을 60%대 초반에서 약속된 55% 미만으로 끌어내릴 수 있습니다. 이는 막연한 '시너지'보다는 단순하고 냉정한 계산에 가깝습니다.
2. 자본 환원 대 외형 확장
이 투자 이야기의 진정한 차별점은 ABN 암로가 창출하는 자본을 어떻게 처리할 계획인가에 있습니다. 경영진은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잉여 자본의 최대 100%를 주주에게 환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습니다. 유럽 은행들은 종종 자본을 쌓아두고 확장 계획에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입장은 눈에 띕니다.
베라르 CEO의 접근 방식은 NIBC와 하우크 인수를 대규모 배당 약속을 뒤엎지 않으면서 여유 자본을 흡수하는 규율 있는 보강 인수로 포지셔닝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네덜란드 정부는 소유 지분을 약 20%로 줄여 수년간 주가에 부담을 주었던 정치적 불확실성을 완화했습니다. 투자자들은 이제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을 합하여 두 자릿수 현금 수익률을 기대하며, 보통주자본(CET1) 비율 하한선은 13.75%로 유지될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은행은 눈부신 성장이 아닌 꾸준한 현금 환원 기계로서 자신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3. '지루함'의 프리미엄
전략적으로 ABN 암로는 두 가지 핵심 분야, 즉 네덜란드 주택 시장과 독일 개인 자산 관리에 거의 순수하게 집중하는 형태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집중은 두 시장 중 어느 한쪽이 급격한 침체를 겪을 경우 거시 경제적 위험을 높이지만, 동시에 한때 은행의 프로필을 흐리게 했던 많은 불투명성을 제거합니다.
이례적인 위험 노출로 가득 찬 복잡한 기업 금융 장부는 투자자들이 실제 위험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가치 평가 할인으로 이어집니다. 반대로 주로 네덜란드 주택담보대출을 담당하고 부유한 독일 가구를 자문하는 대출 기관은 약간의 성장 잠재력을 가진 준규제 유틸리티처럼 보이기 시작합니다. 가치 평가 논리는 부실 자산에서 '유틸리티 플러스'로 전환되며, 안정성 자체가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시대가 오는 것입니다.
평결
구조조정 청사진은 일관성 있고 신뢰할 만해 보이지만, 현재 주가에는 이미 많은 성공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앞으로의 상승 여력은 ABN 암로가 수천 명의 일자리 감축과 대대적인 IT 개편을 성급한 시스템 이전 시 종종 발생하는 서비스 중단 없이 추진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직원 및 노조와의 사회적 마찰은 현실적일 것이며, 어떠한 실수라도 어렵게 얻은 효율성 이득을 빠르게 훼손할 수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포지션을 **매수(Long)**로 유지하지만, 리스크 관리는 더욱 엄격해집니다. 매력은 눈부신 성장 약속보다는 높은 현금 수익률과 자본 규율에 대한 명확한 약속에 있습니다.
투자 조언 아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