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크루트 홀딩스, 인디드 및 글래스도어 구조조정... AI 혁명으로 1,300개 일자리 또 사라져
햇살이 쏟아지는 도쿄의 한 사무실 건물에서 리크루트 홀딩스 경영진은 대륙 전역에 파장을 일으킬 결정을 내렸다. 인사 기술 부문 직원 1,300명, 즉 약 6%가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7월 11일 발표는 글로벌 채용 산업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키며, 단순한 기업 구조조정을 넘어 고용 플랫폼 운영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은밀하게 진행된 회의에서 인디드와 글래스도어의 일본 모회사인 리크루트 홀딩스는 수개월 동안 이 계획을 준비해왔다. 글래스도어의 운영을 인디드에 통합하는 동시에 인공지능 전환을 가속화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이었다. 주로 미국에 집중되었으나 여러 나라에 걸쳐 진행된 이번 해고는 기술 산업의 거대한 AI 재조정 과정의 최신 단면을 보여준다.
디지털 전환이 가져온 인명 피해
영향을 받은 부서 중 연구 개발, 기술, 인사(HR), 성장, 지속 가능성 팀이 이번 감원의 직격탄을 맞았다. 많은 직원들은 새벽에 받은 이메일을 통해 해고 소식을 접했으며, 이후 급하게 마련된 화상 회의에 참석해야 했다.
히사유키 '데코' 이데코바 리크루트 홀딩스 CEO는 "AI가 우리 산업을 변화시키는 속도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도록 요구한다"고 말하며, "AI를 활용하여 구직자와 고용주의 경험을 개선함으로써 채용 과정을 단순화하겠다"는 회사의 비전을 언급했다.
직원들에게 아이러니는 분명했다. 사람들의 일자리 찾기를 돕는 데 전념하던 회사가 자사의 일자리를 없애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영진 중 두 명의 핵심 임원이 회사를 떠난다. 크리스찬 서덜랜드-웡 글래스도어 CEO는 10월 1일에, 라폰 데이비스 인디드 최고 인사 및 지속 가능성 책임자(Chief People & Sustainability Officer)는 9월 1일에 퇴사한다. 리크루트의 최고 운영 책임자(COO)인 세나 아야노는 데이비스의 업무를 인계받아, 모회사 경영진 내 권한 집중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표면 아래: AI 가속화
이번 구조조정이 특히 중요한 이유는 AI의 역할을 명시적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부 문서에 따르면, 리크루트의 새로운 프로그래밍 코드 중 약 3분의 1은 이미 AI에 의해 작성되었으며, 곧 50%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의 AI 시스템은 이제 2.2초마다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도록 돕고 있다. 이는 인상적인 효율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채용 과정에서 인간의 역할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업계 분석가들은 글래스도어의 방대한 1억 9천만 개 기업 리뷰와 인디드의 2천 4백만 개 구인 목록 데이터베이스 통합이 채용 특화 대규모 언어 모델(LLM) 훈련을 위한 독점적인 데이터셋을 생성하며, 이는 경쟁사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데이터 우위를 제공한다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요 투자은행의 선임 기술 분석가는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해자(moat)의 구축"이라고 설명하며, "이러한 데이터셋을 결합함으로써 리크루트는 고용주와 구직자가 연결되는 방식을 혁신할 수 있는 AI 훈련장을 구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예외가 아닌 추세
리크루트의 움직임은 기술 부문 전반의 광범위한 패턴을 따른다. 2025년에만 전 세계적으로 10만 개 이상의 기술 일자리가 사라졌으며,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메타 등은 모두 AI 이니셔티브에 자원을 재배치하면서 유사한 움직임을 보였다.
인디드 자체도 최근 몇 년간 세 차례의 해고를 단행했다. 2023년에는 2,200명(전체 인력의 약 15%), 2024년에는 1,000명(약 8%)의 일자리가 감축되었으며, 이번에 또다시 감원이 이루어졌다.
이번 감원 시점은 채용 생태계의 우려스러운 추세와 맞물린다. 경쟁사인 집리쿠르터(ZipRecruiter)는 최근 유료 고용주 수가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고 보고했는데, 이는 업계 전반에 대한 잠재적인 경고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결정 뒤에 숨겨진 숫자들
투자자들에게 재무 계산은 명확하다. 재무 예측에 따르면, 이번 해고는 연간 약 520억 엔(3억 2,500만 달러)의 인건비를 절감하여 그룹의 EBITDA 마진을 약 40bp(베이시스 포인트)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리크루트의 인사 기술 부문에 있어 중요한 시점이다. 해당 부문의 EBITDA 마진은 2024 회계연도 35.9%에서 2025 회계연도에는 34.5%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번 일자리 감축은 클릭당 비용(CPC) 광고 단가가 하방 압력을 받는 상황에서 이 고마진 사업을 보호하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보인다.
7월 11일 기준 주당 8,218엔인 리크루트 홀딩스 주식은 기업가치 대비 매출(EV/Revenue) 약 3.4배, 기업가치 대비 상각 전 영업이익(EV/EBITDA) 약 19배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집리쿠르터와 업워크 같은 경쟁사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프리미엄 밸류에이션은 리크루트의 지배적인 시장 지위와 AI 기반 성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두 반영한다.
AI 전환의 승자와 패자
AI 주도 해고의 역설은 명확한 승자와 패자를 만든다. 기업은 효율성과 비용 절감 효과를 얻지만, 실직자들은 점점 더 자동화되는 고용 시장에 직면하게 된다.
기술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한 노동 경제학자는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과 그 혜택이 분배되는 방식 사이에 점점 더 큰 괴리가 존재한다"고 지적하며, "기업들은 즉각적인 마진 개선을 보지만, 사회는 노동력 대체라는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아있는 직원들에게는 심리적 영향이 상당하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해고의 생존자들은 사기 저하, 불안 증가, 생산성 감소를 경험하는 경우가 많으며, 때로는 이러한 감원이 목표로 했던 효율성 향상 효과 자체를 상쇄하기도 한다.
미래 전망: 투자 시사점
리크루트 홀딩스의 전망을 저울질하는 투자자들에게는 세 가지 시나리오가 떠오른다.
낙관적 시나리오(10,500엔, +28%)에서는 글래스도어 통합 및 AI 강화 제품의 성공으로 사용자당 평균 수익이 10% 증가하여 마진이 37%까지 상승할 수 있다. 주요 촉매제로는 2026년 3분기의 성공적인 제품 출시와 유료 목록 증가가 포함된다.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현재 약 35% 수준의 마진이 유지되며, 비용 절감이 클릭당 비용 광고 단가의 약세 효과를 상쇄한다.
비관적 시나리오(6,500엔, -21%)는 고용 침체가 2026 회계연도까지 연장되거나 알고리즘 채용 관행에 대한 규제 조사가 강화되어 마진이 32%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전개될 수 있다.
각 시나리오에 가중치(각각 30%/50%/20%)를 부여하면 8,960엔의 목표 주가가 제시되며, 이는 현재 수준에서 7%의 완만한 상승 여력을 나타낸다.
AI 기로에서 길 찾기
인디드와 글래스도어에 의존하는 기업들에게는 전략적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 글래스도어의 운영이 인디드 플랫폼으로 통합됨에 따라, 기업들은 2025년 4분기에 기존 시스템이 종료되기 전에 12개월 고정 요금 계약을 협상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링크드인이나 집리쿠르터를 통한 대안을 마련하는 것은 잠재적 혼란에 대한 대비책이 될 수 있다.
투자자들과 업계 관계자 모두에게 궁극적인 질문은 리크루트의 공격적인 AI 전환이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를 제공할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전체 채용 생태계의 마진을 압축할 것인지다.
HR 기술 전문 산업 컨설턴트는 "우리가 목격하는 것은 단순한 기술 기업의 또 다른 해고가 아니다"라며, "이는 채용 시장이 기능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재편이며, AI가 단순히 과정을 돕는 것을 넘어 점차 그 과정 자체가 되어가는 현상이다"라고 결론지었다.
향후 몇 달 동안 주목해야 할 주요 지표로는 유료 구인 광고의 전년 대비 변화, 공석 충원 소요 시간 통계, 그리고 아마도 가장 중요하게는 글래스도어의 사용자 유지율이 포함된다. 글래스도어의 유지율이 15% 이상 하락할 경우 리크루트가 활용하고자 하는 데이터 우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현재로서는 리크루트 홀딩스의 전략적 도박은 마진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 움직임이자 채용 시장에서 AI 지배력을 확립하기 위한 공격적 시도이기도 하다. 이는 본질적으로 인간 관계에 기반을 둔 산업을 기술이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에 건 고위험 베팅이다.
면책 조항: 이 분석은 현재 시장 데이터 및 과거 패턴에 기반합니다. 과거 실적이 미래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독자들은 개인화된 투자 조언을 위해 재무 고문과 상담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