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AI 재평가: 전략적 후퇴를 알리는 조용한 강등
신중하게 처리된 퇴진
애플이 12월 1일 존 지아난드레아의 은퇴를 발표했을 때, 보도자료에는 늘 그렇듯 "물러난다", "고문 역할", "새로운 흥미진진한 장"과 같은 완곡한 표현들이 사용되었다. 하지만 조직도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팀 쿡 CEO에게 직접 보고하는 수석 부사장 직함을 맡았던 지아난드레아의 자리는 크레이그 페더리기 소프트웨어 총괄에게 보고하는 AI 부사장 아마르 수브라마니아가 대신하게 된다. 기업 계층 구조에서 이는 승계가 아니다. 재편을 통한 강등이다.
시기는 긴급성을 드러낸다. 10월, 애플은 시리(Siri) 개편이 2026년으로 연기되는 가운데 지아난드레아의 후임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었다. 한때 대규모 언어 모델(LLM)이 자사의 프라이버시 정신과 맞지 않는다며 일축했던 회사는 이제 비서 경쟁에서 2년이나 뒤처져 있으며, 구글의 제미니(Gemini)가 복잡한 질의의 65%를 처리하는 동안 시리는 20%에 머물러 있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전략으로서의 파편화
애플의 해결책은 어떤 기조연설보다도 AI에 대한 회사의 양면성을 더 잘 보여준다. AI를 한 명의 강력한 리더 아래 통합하는 대신, 회사는 그 기능을 해체하고 있다. 수브라마니아는 기반 모델, ML 연구 및 안전성 평가를 물려받는다. 나머지는 뿔뿔이 흩어진다. 인프라는 사비 칸 최고운영책임자(COO)에게, 검색 및 지식은 에디 큐 서비스 총괄에게로.
이러한 파편화는 의도적이다. 애플은 AI를 자체 손익계산서를 정당화하는 별개의 사업으로 보기보다는, 기존 제품을 위한 배관(plumbing)과 같은 공유 인프라로 취급하고 있다. 페더리기는 이제 사실상의 AI 제품 책임자 역할을 하지만, 결정적인 제약이 있다. 즉, iOS 완성도, 앱 심사, 개발자 관계와 AI 개발 속도를 균형 있게 맞춰야 한다. 이러한 구조는 AI 성공이 애저(Azure) 규모의 클라우드 수익이 아니라, 더 나은 사진 앱 인텔리전스를 의미한다고 가정한다.
위험은 조정 마찰이다. 인프라가 운영 부서에 보고되면, 자본 지출(capex) 규율 아래 연구 속도가 저해된다. 수익화가 서비스 부문에 속하면, 프라이버시 약속이 광고 인센티브와 충돌한다. 애플은 분산된 실행 문화가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중앙 집중식 AI 지휘를 능가할 수 있다고 베팅하고 있다. 역사는 엇갈린 증거를 제시한다.
변혁이 아닌, 미미한 위험 완화
전문 투자자들에게 이번 리더십 변화는 한 애널리스트가 "오버행 제거이지 촉매제 생성이 아니다"라고 표현한 바와 같다. 12월 1일 애플의 주가는 1.5% 상승한 283달러로 3조 달러의 시가총액을 유지했는데, 이는 정확히 이러한 해석을 반영한다. 시장은 이렇게 말하는 셈이다. 알겠다, 이제 결과를 보여줘.
애플에 대한 근본적인 투자 논지는 회사가 AI가 상품화되는 세상에서 프리미엄 기기 마진을 방어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갈린다. 이번 인사는 확률을 소폭 바꾼다. 만약 이전에 애플이 2027년까지 최고 수준의 AI 비서를 내놓을 확률을 30%로 봤다면, 구글에서 제미니 비서 엔지니어링을 이끌기까지 16년을 보냈고 마이크로소프트 AI 담당 부사장으로 짧지만 주목할 만한 경력을 가진 수브라마니아의 이력은 그 확률을 40~45%로 끌어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70%까지는 아니다.
단기적인 상황은 이벤트 주도형 거래보다는 인내심 있는 포지션 유리를 선호한다. 새로운 리더십이 팀을 재구성하면서 일반적으로 온보딩 과정은 612개월 동안 제품 출하를 지연시킨다. 진정한 변곡점은 1224개월 후에 있을 것이다. 즉, WWDC 2026에서의 시리 2.0 시연, 아이폰 17 사이클의 AI 기반 업그레이드율, 그리고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 구독 등급제 도입 등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에 맞서 애플의 경쟁적 입장이 명확해진다. 즉, 모델 우위를 추구하기보다는 "긴밀하게 통합된 개인 기기에서 최고의 AI"라는 틈새시장을 점유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아이폰의 10억 대에 달하는 설치 기반이 경쟁사들이 갖지 못한 유통 해자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그럴듯하지만,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수브라마니아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5개월 만에 떠난 것은 애플의 적극적인 영입 시도이거나, 아니면 그의 기회주의를 나타내며, 문화적 적합성이 실패할 경우 핵심 인물 리스크(key-man risk)를 초래한다.
인재 전쟁이 보내는 더 넓은 신호
수브라마니아가 2년 만에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세 곳을 옮겨 다니는 것은 AI 인력 시장의 프랜차이즈 선수 역학을 확인시켜준다. 경쟁사들이 변혁적인 임무를 제시할 때 기업 부사장 직함은 더 이상 인재를 붙잡아 두는 앵커 역할을 하지 못한다. 애플에게는 제미니(Gemini) 설계자를 두고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더 높은 입찰가를 제시한 것이 자원 투입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것이 전략적 명확성을 보여주는지는 3조 달러짜리 질문으로 남아있다.
투자 조언 아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