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뒤의 진실: 중국의 5.3% 성장률, 심화되는 경제 균열을 감춘다
종이 용 경제: 겉은 성장, 속은 취약
베이징 — 중국 금융가에 우뚝 솟은 고층 빌딩에서는 당국자들이 또 한 분기의 견고한 경제 성장을 축하하고 있다. 하지만 그 빌딩들의 그림자 아래, 중국 도시 곳곳에 흩어져 있는 고전하는 상점들, 절반쯤 비어있는 쇼핑몰, 멈춰버린 건설 현장에서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이번 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중국 경제는 전년 동기 대비 5.3% 성장했다. 총 GDP는 66조 5천억 위안에 달했으며, 정부의 연간 '약 5%' 성장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궤도에 올랐다.
“GDP는 성장했지만, 우리는 아니었다”는 글이 중국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널리 공유되며, 공식 통계와 많은 중국 시민들의 실제 삶 사이의 커지는 괴리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두 개의 경제 이야기: 공식적인 승리 대 일상의 고군분투
베이징이 제시한 통계적 그림은 글로벌 역풍 속에서도 꾸준히 나아가는 경제의 모습을 보여준다. 산업 생산은 6.4%, 소매 판매는 5.0% 증가했으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2% 급증했다. 서비스를 포함하는 3차 산업은 5.5% 성장하여 전체 성장률을 상회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요 수치 이면에는 더 복잡하고 우려스러운 경제 상황이 숨어 있다. 산업 생산량 증대에도 불구하고 산업 이익은 1.1% 감소했는데, 이는 기업들이 더 많이 생산하면서도 수익은 덜 얻고 있음을 시사한다. 고정자산 투자는 전체적으로 2.8% 성장에 그쳤고, 부동산 투자는 11.2% 폭락하여 한때 중국 경제의 초석이었던 부문의 지속적인 붕괴를 보여준다.
익명을 요구한 상하이 기반의 한 경제 분석가는 “현재 경제는 스테로이드를 맞은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사상 최대 규모의 재정 적자를 통해 경기 부양책을 쏟아붓고 있는데, 이는 12조~13조 위안, 즉 GDP의 약 10%에 달하는 규모다. 하지만 이는 시스템 리스크를 방지하는 것이 아니라 지연시키는 것에 불과하다.”
디플레이션 딜레마: 양은 늘고, 가치는 줄어든다
2025년 상반기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0.1% 하락하며, 작년에 시작된 디플레이션 추세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0.4% 소폭 상승했지만, 마이너스 GDP 디플레이터는 중국 경제가 명목상으로는 거의 성장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디플레이션 환경은 여러 부문에서 치열한 가격 경쟁을 촉발했다. 전기차, 가전제품 등은 업계 관계자들이 ‘박리다매(薄利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