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의 AI 야망, 냉혹한 글로벌 현실과 충돌
파리, 첨단 기술 격차 심화 속 야심 찬 계획 발표
파리 — 프랑스는 월요일 베르시 경제부에서 클라라 샤파즈 디지털 장관과 에릭 롬바르 경제부 장관이 '오제 AI(Osez l'IA, AI에 도전하라)' 계획을 발표하며 역대 가장 야심 찬 인공지능(AI) 이니셔티브를 시작했다. 이 국가 계획은 AI를 기술적 신기함을 넘어 프랑스 경제 전반에 걸쳐 필수적인 비즈니스 도구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새로운 데이터는 프랑스가 글로벌 AI 경쟁에서 상당한 도전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준다.
새롭게 출범한 '오제 AI' 계획은 프랑스 경제 전반에 걸쳐 인공지능 도입을 가속화하기 위한 프랑스의 가장 적극적인 추진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이니셔티브는 프랑스의 AI 역량과 미국 및 중국 기술 대기업 간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음을 새로운 데이터가 드러내는 중요한 변곡점에 도달했다.
수십억 유로 투자 약속, 그러나 뒤처진 상황
정부 전략의 초석은 막대한 재정 지원이다. 10년 만기 최대 50만 유로(약 7억 4천만원)의 AI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은행 보증 기금과 5천 개 중소기업의 AI 감사에 보조금을 지급하기 위해 할당된 2억 유로(약 2,970억 원)가 그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기업의 AI 구현을 돕기 위해 전국에 300명의 'AI 대사'를 배치하고, 'AI 아카데미' 교육 플랫폼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에릭 롬바르 경제부 장관은 발표 중 "우리는 야심 차지만 필요한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AI 도입률이 대기업에서 100%, 중견기업에서 80%, 소상공인에서 50%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이러한 포부는 현재 상황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의 상당한 자금을 포함한 국내외 파트너십을 통해 1,090억 유로(약 161조 7천억 원) 규모의 AI 투자 계획을 통합했지만, 이 수치는 미국의 5천억 달러(약 688조 원) 규모의 스타게이트 이니셔티브와 중국의 막대한 인프라 투자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벌거벗은 임금님의 새 알고리즘"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대국으로서의 경제적 역량에도 불구하고, 프랑스는 냉혹한 기술적 현실에 직면해 있다. LiveBench.ai의 최신 성능 벤치마크에 따르면, 프랑스의 주력 거대 언어 모델(LLM)인 미스트랄 미디엄 3(Mistral Medium 3)는 업계 선두 주자들에 훨씬 뒤처져 있다.
익명을 요구한 프랑스 유수 공과대학의 한 AI 연구원은 "수치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고 모델이 LiveBench.ai와 같은 주요 벤치마크에서 50.65점을 기록하고, OpenAI의 최신 모델이 74.72점을 달성한다면, 이는 작은 격차가 아니라 심연과 같은 차이입니다."
이러한 격차는 첨단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는 핵심 역량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추론 작업에서 미스트랄 미디엄 3는 41.97점을 기록한 반면, 클로드 4 소네트(Claude 4 Sonnet)는 95.25점을 기록하여 53점이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언어 이해(35점 뒤처짐)와 수학(28점 뒤처짐)에서도 유사하게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
심지어 2025년 5월에 출시된 새로운 중국 모델 딥시크 R1(DeepSeek R1)조차도 거의 모든 면에서 미스트랄을 훨씬 능가한다.
디지털 주권의 문제
이러한 기술적 격차는 프랑스 AI 전략의 핵심에 근본적인 긴장을 야기한다. '오제 AI'는 '현지 인프라와 인재'를 강조하며 해외 AI 솔루션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을 명시적으로 목표로 하지만, 현재의 성능 차이는 프랑스 기업들이 미국 또는 중국 플랫폼을 채택할 수밖에 없는 실질적인 선택지가 거의 없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현실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인지하고 있다. 그는 올해 초 유럽이 글로벌 AI 경쟁, 특히 컴퓨팅 능력 면에서 "현재 경쟁에 참여하지 못하고" "뒤처져 있다"고 인정했다. 유럽은 전 세계 컴퓨팅 용량의 3~5%만을 차지하는데, 이는 진정한 AI 독립에 필요한 수준에 턱없이 부족하다.
CAC 40(프랑스 주요 기업 지수) 소속 여러 기업의 전략 고문은 "주권의 역설은 피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가장 유능한 시스템이 다른 곳에서 개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동시에 AI 도입을 가속화하고 기술 주권을 유지할 수 있겠습니까?"
넘어야 할 벽: 인프라와 인재
구조적 도전과제는 모델 성능을 넘어선다. 프랑스의 성장하는 스타트업 생태계는 1,000개 이상의 AI 기업을 포함하며, 미스트랄 AI와 풀사이드(Poolside) 같은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들이 상당한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들은 데이터, 인재, 컴퓨팅 자원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강점을 가진 미국 기술 대기업들에 비하면 여전히 왜소하다.
더욱이, 유럽연합(EU)의 규제 접근 방식은 거버넌스와 윤리적 고려 사항을 우선시하지만, 이는 미국의 혁신 중심 입장과 중국의 국가 주도 확장 모델에 비해 구현에 마찰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프랑스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 임원은 "규제 환경은 데이터 가용성부터 배포 시기까지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미국 기업들이 몇 주 만에 반복하고 배포할 수 있는 것을 여기서는 몇 달이 걸릴 수 있다면, 혁신에 미치는 복합적인 효과는 상당합니다."
실용적인 연결고리인가, 아니면 항복인가?
장관급 발표의 마지막 부분은 주권 중심의 수사학이 시사하는 것보다 더 미묘한 입장을 암시했다. 관계자들은 국내 역량을 구축하면서 기존 솔루션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실현 가능한 미래 경로가 될 수 있음을 인정했다.
샤파즈 장관은 "이는 주권과 경쟁력 사이에서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우리가 자체 역량을 구축하는 동시에 프랑스 기업들이 AI 혁명을 놓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 중인 AI 솔루션 카탈로그에는 프랑스 및 유럽 도구가 모두 포함될 예정이며, 이는 현재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한 실용적인 접근 방식을 시사할 수 있다.
투자 전망: AI 혁명을 헤쳐나가기
시장 분석가들에 따르면, 프랑스의 AI 추진을 지켜보는 투자자들에게는 몇 가지 잠재적 기회가 주목할 만하다. 과거 기술 도입을 주저했던 분야 전반에 걸쳐 AI 도입이 가속화됨에 따라, AI 구현 및 통합 서비스 전문 프랑스 기업들은 상당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
정부의 재정 지원 메커니즘은 AI 감사 및 평가 분야 기업들에게 특히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수천 개의 기업에 이러한 서비스에 대한 보조금이 지급되기 때문이다. 또한, 인력 AI 교육에 중점을 둔 교육 기술 플랫폼은 수요 증가를 경험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제조업, 헬스케어, 금융 서비스와 같은 분야에서 프랑스의 전문 지식이 범용 모델 격차에도 불구하고 경쟁 우위를 창출할 수 있는 전문적이고 특정 분야에 특화된 AI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기업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분석가들은 미국 및 중국 경쟁사들이 가진 상당한 기술 및 자원 우위를 고려할 때, 순수 프랑스 AI 인프라 또는 파운데이션 모델 투자에 대해서는 신중을 기할 것을 권고한다. 자본 집약적 분야에서 기술 주권을 달성하려던 과거의 시도들은 엇갈린 결과를 낳았으며, AI 분야에서도 유사한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
프랑스가 이 야심 찬 여정을 시작하면서, '오제 AI' 이니셔티브는 AI의 혁신적 잠재력에 대한 인식과 도입 가속화의 긴급한 필요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프랑스 기업들이 주권에 대한 열망과 실질적인 구현 현실 사이의 긴장을 성공적으로 헤쳐나갈 수 있을지는 이 프로그램이 국가 경제의 미래에 미칠 궁극적인 영향을 결정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