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 왕관이 흔들리다: 노보 노디스크, 비만 치료제 왕좌 수성 위한 내막
오늘 시장을 뒤흔든 수치는 이야기의 일부에 불과하다. 노보 노디스크의 3분기 매출은 750억 덴마크 크로네를 기록했는데, 이는 애널리스트 예상치인 762억 덴마크 크로네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또한 회사는 4개월 만에 두 번째로 연간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투자자들은 이에 좋지 않게 반응했다. 주가는 3.7% 하락하며 이 덴마크 제약사의 주가는 2025년 최고점 대비 거의 50%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를 노보 노디스크의 가장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수요일 재무 보고서에는 더 큰 사실이 숨겨져 있다. 한때 글로벌 비만 치료제 혁명을 주도했던 이 회사가 이제는 스스로 구축한 제국에서 입지를 잃고 있으며, 경영진 또한 이를 인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숨겨진 후퇴
노보 노디스크의 분기 보고서 5페이지에는 월스트리트에 큰 우려를 안겨주는 한 줄의 문구가 숨겨져 있다. 이 회사의 글로벌 GLP-1 시장 점유율이 불과 12개월 만에 55.7%에서 49.3%로 하락한 것이다. 한때 거의 독점적인 지배력으로 시장을 장악했던 회사에게는 급격한 하락이다.
노보 노디스크의 사업 자체가 축소되고 있다면 점유율 하락이 그리 아프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비만 치료제 사업 매출은 9개월 동안 환율 변동 효과를 제외한 기준(constant exchange rates)으로 41% 증가한 599억 덴마크 크로네를 기록했다. 주력 약물인 위고비(Wegovy) 매출은 54% 상승했다. 문제는? 경쟁사인 일라이 릴리(Eli Lilly)가 훨씬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주 릴리는 분기 매출이 54% 증가한 176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Mounjaro)에서 65억 달러,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Zepbound)에서 36억 달러의 매출에 힘입은 결과다. 이 두 약물은 모두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를 기반으로 하며, 노보 노디스크의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계열 약물에 대한 직접적인 경쟁자다. 릴리가 연간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반면, 노보 노디스크는 기존 14%까지 예상했던 성장률을 8~11%로 하향 조정했다.
이러한 대조는 더욱 명확해졌다. 릴리가 체중 감량 시장에 쏟아지는 새로운 수익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는 반면, 노보 노디스크는 겨우 존재감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90억 덴마크 크로네의 승부수
노보 노디스크 경영진은 전쟁 중인 장군들처럼 압박에 대응하고 있다. 이는 일상적인 구조조정으로 포장된 전략적 움직임이다. 이번 분기 90억 덴마크 크로네의 비용 처리와 9천 명(전체 인력의 약 11%) 감원은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다. 이는 기존 사업 부문에서 자금과 인력을 의도적으로 재배치하여 비만 치료제 분야의 치열한 경쟁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이 시점은 우연이 아니다. 구조조정 비용을 분산해서 반영하는 대신 3분기에 모두 반영함으로써, 노보 노디스크는 미국 보험사들이 새해 약제 목록을 재협상하는 시점에 맞춰 2026년 비교 기준을 낮출 수 있게 된다. 경쟁이 더욱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회사는 GLP-1 주력 시장을 방어하기 위해 인슐린 및 기존 당뇨병 치료제 부문에서 자원을 회수하고 있다.
마진은 이미 압박을 받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44.7%에서 41.7%로 감소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이제 연간 영업이익 성장률을 4~7%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한때 기대했던 10% 중반대 성장률과는 거리가 먼 수치다. 애널리스트들은 이익 상한선이 불과 1년 전 예상했던 것보다 영구적으로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인정한다.
왜 그럴까? 순수한 시장 역학 때문이다. 보험사들이 노보와 릴리를 경쟁시켜 더 나은 리베이트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자, 두 회사의 프리미엄 가격 정책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난 9월 CVS 분석에 따르면, 건강보험사들은 순전히 리베이트 계산에 기반하여 세마글루타이드와 티르제파타이드 약물 간에 환자를 전환할 수 있으며, 실제로 그렇게 할 것이라고 확인되었다. 한때 고마진 혁신 제품이었던 것이 10년 전 인슐린이 그랬던 것처럼 상품(범용 제품)이 되고 있다.
투자 논제: 왕에서 왕의 조력자로
2025년 하반기에 노보 노디스크를 주시하는 투자자들에게 핵심 질문이 바뀌었다. 더 이상 "비만 치료제 시장이 얼마나 커질까?"가 아니라 "누가 실제로 이익을 가져갈까?"라는 질문이다.
큰 틀에서 낙관적인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 전 세계 비만 치료제 수요는 급증하고 있으며, 두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보 노디스크의 연구 파이프라인도 유망해 보이며, 카그릴린타이드(cagrilintide) 후기 임상시험과 대사 기능 장애 관련 지방간염(MASH,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hepatitis) 치료를 목표로 하는 인수 건들이 있다. 자본 지출은 34% 급증한 417억 덴마크 크로네를 기록했는데, 이는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다면 제조 역량을 확대하겠다는 노보의 의지를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험 환경은 극적으로 변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더 이상 가격을 주도하지 않고, 릴리의 선례를 따르고 있다. 릴리가 미국 가격을 15%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유지했을 때, 이는 노보의 가격 결정력 약점을 드러냈다. 노보는 마진에 또 다른 타격을 주지 않고서는 이를 따라갈 수 없다. 보도에 따르면 회사는 현재 비만 생명공학 기업 멧세라(Metsera)와 다른 인수 대상들을 물색하고 있는데, 이는 내부 혁신만으로는 격차를 충분히 빨리 좁히기 어려워 시간을 벌고 있다는 명백한 신호다.
현금 흐름에도 또 다른 난관이 있다. 이익은 증가했지만 확장 비용이 자본을 잠식하면서 잉여 현금 흐름은 11% 감소한 639억 덴마크 크로네를 기록했다. 이는 주가 부양이 필요한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대규모 자사주 매입은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게다가 신임 CEO가 복잡한 사업 재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충전 및 포장(fill-finish) 생산 확대를 위해 인수한 카탈렌트(Catalent)의 옛 생산 시설 3곳의 통합도 운영상의 골칫거리를 더하고 있다.
가치 평가 측면에서 노보 노디스크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약 20배 수준에서 거래되는 반면, 릴리는 40배를 상회한다. 이러한 격차는 단순히 심리적인 요인 때문만은 아니다. 이는 명확한 경쟁 구도를 반영한다. 투자자들은 노보 노디스크가 미국 처방 동향을 안정화하고 구조조정 이후 이익 마진을 재건할 수 있음을 증명하기 전까지는 이 격차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두 가지 이정표 모두 가까워 보이지 않는다.
현명한 투자자들에게 전략은 간단하다. 릴리의 모멘텀을 통해 GLP-1 붐에 계속 투자하고, 헬스케어 벤치마크 대비 노보 노디스크의 비중을 낮게 유지(underweight)하는 것이다. 노보를 공매도하고 릴리를 보유하는 페어 트레이딩(pair trading)은 올해 매 분기 실적 발표마다 성과 격차를 좁히기는커녕 넓혔기 때문에 여전히 현명한 전략으로 보인다.
다음 잠재적 충격은 리베이트 조정이 반전될 경우 4분기 또는 2026년 초에 발생할 수 있다. 최근 분기 실적을 끌어올렸던 우호적인 리베이트 이월액(accruals)이 반전된다면, 애널리스트들은 '실질적인' GLP-1 수요 성장률에 대한 추정치를 하향 조정해야 할 것이며, 이는 잠재적으로 또 다른 매도세를 촉발할 수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현대 비만 치료제 시장을 창조하고 이를 통해 상당한 이익을 얻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전의 많은 혁신 기업들처럼, 이 회사는 이제 냉혹한 진실에 직면해 있다. 시장을 구축하는 것과 이를 통제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기술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제 진정한 질문은 노보 노디스크의 구조조정이 방어력을 재건할 충분한 시간을 벌어줄지, 아니면 투자자들이 릴리가 비만 치료제 전쟁의 다음 라운드에서 이미 왕관을 차지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을 단순히 지연시킬 뿐일지 여부다.
본 자료는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