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카나 AI의 시리즈 B: 일본, '더 큰' AI 대신 '더 똑똑한' AI에 국가적 승부수
사카나 AI 시리즈 B: 일본, '더 크게' 대신 '더 스마트하게' AI에 국가적 베팅
일본이 실리콘밸리의 "크면 클수록 좋다"는 만트라에 맞서 가장 과감한 움직임을 보였다. 11월 17일, 사카나 AI(Sakana AI)는 200억 엔(약 1억 3,5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B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이 거래로 사카나 AI의 기업 가치는 26억 5천만 달러로 치솟았고, 일본에서 가장 가치 있는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했다. 하지만 더 흥미로운 숫자는 헤드라인 아래 숨어 있다. 약 70명의 직원이 거대한 모델을 처음부터 훈련시키는 대신 학습 후 최적화(post-training optimization) 전략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규모에 집착하는 분야에서 예상 밖의 움직임이다.
이는 그저 또 하나의 반짝이는 유니콘 이야기가 아니다. 희소성, 즉 제한된 자원과 더욱 엄격한 제약이 끝없이 늘어선 GPU 랙보다 더 진정한 혁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국가적 베팅이다. 그리고 이 움직임을 주시하는 사람들 중에는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MUFG), 코슬라 벤처스(Khosla Ventures), 그리고 미국 CIA의 투자 기관인 인큐텔(In-Q-Tel) 등이 포함되어 있어, 그 심각성을 무시할 수 없다.
확장주의(Scaling Doctrine)를 뒤집다
사카나 AI는 전 구글 연구원인 리온 존스(Llion Jones)와 데이비드 하(David Ha)의 반항적인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다. 그들의 주장은 거대 기업들을 정면으로 찌르는 격이다. 오픈AI(OpenAI)와 구글이 점점 더 큰 학습 실행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는 동안, 사카나 AI는 정반대의 길을 걷는다. 더 많은 컴퓨팅 자원을 추가하는 대신 허리띠를 졸라매고 묻는다. "GPT 규모의 모델을 훈련시키는 것이 불가능할 때, 우리는 무엇을 만들 수 있을까?"
그들의 해답은 진화적 모델 병합(evolutionary model merging)에 중점을 둔다. AI 시스템을 위한 창의적인 유전 공학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들은 자동화된 검색을 사용하여 수십억 개의 매개변수(parameters)를 건드리지 않고 새로운 기능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기반 모델(foundation models)을 결합한다. 예를 들어, 영어 수학 추론 모델과 일본어 언어 모델을 결합하여 일본어 수학 전문가를 탄생시키는 것이다. 거대한 재훈련 주기나 엄청난 전기 요금도 필요 없다. 이는 중공업보다는 생화학에 가깝게 느껴진다.
이러한 철학은 그럴듯한 사업 계획서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이 팀은 *네이처 머신 인텔리전스(Nature Machine Intelligence)*에 논문을 발표했으며, 자율 연구 에이전트('AI 과학자'로 명명)를 출시하여, 동료 심사를 거친 논문을 생성하고 있다. 그들은 마케팅용 쇼가 아닌 실제 연구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뇌에서 영감을 받은 순환형 추론 아키텍처를 만들려는 시도인 그들의 지속적 사고 기계(Continuous Thought Machine)는 대규모로(at scale)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지만, 그 전략은 영리하다. 오늘날의 패러다임이 수확 체감의 법칙(diminishing returns)에 부딪히는 동안, 그들은 미래에 올 것을 대비한 장기 옵션을 사고 있는 것이다.
기업 현장에서의 증명
더욱 설득력 있는 증거는 일본의 가장 엄격한 산업 내부에서 나타난다. 사카나 AI는 단순한 '모델-서비스(model-as-an-API)'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았다. 대신, 금융, 국방, 제조와 같이 규제가 엄격한 시장을 위한 하이브리드 기업, 즉 부분적으로는 연구소, 부분적으로는 시스템 통합업체(systems integrator)로 스스로를 구축했다.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MUFG) 및 다이와 증권과의 장기 파트너십은 홍보용 트로피가 아니다. 이는 데이터 주권(data sovereignty)과 규제 준수(compliance)를 성스러운 유물처럼 지키는 기업들과의 실제 계약이다.
한 가지 세부 사항이 많은 것을 시사한다. 사카나 AI의 CEO는 회사가 1년 이내에 수익성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그것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최첨단 AI 스타트업은 수년간 현금을 태워야만 한다는 주류의 믿음을 뒤집는 것이다. 명확한 매출 수치는 찾을 수 없지만(연간 2천만 달러인지 1억 달러인지는 아직 미지수), 높은 전환 비용(switching costs)을 수반하는 다년 계약의 구조는 컴퓨팅 자원을 많이 사용하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꿈만 꿀 수 있는 마진 구조를 시사한다.
투자 논점: 희소성이 진짜 자산
이 지점에서 이야기는 전통적인 AI 투자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26억 5천만 달러의 기업 가치는 연간 3천만~4천만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의 근본적인 가치와는 일치하지 않는다. 어떤 스프레드시트도 이 계산을 아름답게 만들 수 없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현재의 가치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희소성을 사고 있는 것이다. 사카나 AI는 최고 수준의 글로벌 벤처 기업들과 CIA의 투자 기관인 인큐텔(In-Q-Tel)의 지원을 받는 일본의 유일한 신뢰할 수 있는 독립적인 최첨단 AI 연구소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조합은 지정학적 중요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일본은 2030년까지 국가 AI 목표를 위해 10조 엔을 약속했으며, 폭주하는 컴퓨팅 괴물이 아닌 '지속 가능하고 인간 중심적인' 시스템을 원한다.
진정한 베팅은 사카나 AI가 일본의 미래 '주권 AI 스택(Sovereign AI Stack)'의 중추가 될 것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한다. 은행, 증권 대기업, 그리고 궁극적으로 국방 및 인프라 그룹이 사카나 AI의 학습 후 생태계를 중심으로 결집한다면, 2029년까지 2억~3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할 가능성이 생긴다. 그 규모에서는 오늘날의 기업 가치는 일반적인 기업 배수(enterprise multiples) 내에서 편안하게 자리 잡을 것이다. 정확히 말해 싼 값은 아니지만, 터무니없는 가격도 아니다. 이는 일본 전체의 주권 AI 방향에 대한 옵션을 보유하는 가격이다.
남아 있는 질문은 사카나 AI의 해자(moat)가 실제로 어디에 있는가이다. 그들의 진화 알고리즘은 인상적이지만, 많은 기술은 복제될 수 있다. 특히 생태계의 일부가 오픈소스로 유출될 경우 더욱 그렇다. 그들의 진정한 방어는 훨씬 덜 화려한 것에서 올 수도 있다. 즉, 심층적인 도메인 전문 지식, 독점적인 평가 및 데이터 파이프라인, 그리고 초보수적인 일본 금융 및 국방 분야에서의 신뢰할 수 있는 관계가 그것이다. 투자자들은 사카나 AI가 오픈AI나 앤트로픽(Anthropic)이 1년 반 안에 복제할 수 없는 구조적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증거를 강력히 요구해야 할 것이다.
위험 요소: 대역폭과 하이퍼스케일러
사카나 AI의 야망은 70명이 편안하게 수행할 수 있는 범위를 훨씬 넘어선다. 최첨단 연구, 대기업 내 핵심 비즈니스(mission-critical enterprise) 배포, 그리고 이제 초기 국방 작업까지 이 모든 것을 동시에 처리하려면 완벽한 조율이 필요하다. 4천만 달러 규모의 계약에서 단 한 번의 고객 관계 악화가 도미노 효과를 유발할 수 있으며, 이는 어떤 스타트업도 관리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또 다른 먹구름도 드리워져 있다. 만약 오픈AI나 앤트로픽이 강력한 현지 파트너십과 새로 확보한 규제 자격증명으로 뒷받침되는 일본 맞춤형 소규모 모델을 출시한다면, 사카나 AI의 우위는 줄어들 것이다. 그들은 여전히 더 깊은 도메인 지식을 소유하겠지만, 차별화의 기회는 축소될 것이다.
일본은 '자원이 부족할 때 더 날카로운 창의성을 발휘한다'는 오래된 진실을 바탕으로 한 영리한 역발상 베팅에 자금을 지원했다. 과연 그 원칙이 국가적 중요성으로 확장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사카나 AI의 임무는 이제 철학적으로 옳다는 것이 운영상의 성공과 실제적이고 지속 가능한 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투자 조언 아님